에 대한 이성적 판단을 하기보다는 브랜드와의 관계, 브랜드의 감성
적 측면 등 제품 외적 측면에 대한 총체적인 브랜드 이미지에 따라 판
단을 하고 있다. 기업들도 이러한 소비자 인식 변화를 반영하여 브랜
드 관리에 있어서 패러다임 전환을 꾀해야 할 것이다.
최근의 광고들을 보면 옛날과는 다른 점들을 느끼게 된다. 제품의 기
능이나 성능과 같은 물리적인 특징을 강조하는 내용들은 점점 약해지
고, 그 브랜드를 사용하는 사람이나 사용하는 상황을 보여주면서 간
접 경험을 전달하는 내용이 강해지고 있으며 제품 본연의 기능 외에
제품 주변의 사항, 즉 심볼(Symbol)이나 로고(Logo), 색상, 디자인 등
에 주의를 끌도록 포지셔닝을 한다는 느낌을 준다.
제품 속성과 관련된 자세한 제품 내용 소개는 신문, 잡지 등과 같은
인쇄매체를 통해, TV의 경우 브랜드를 인지시키는 자극적 측면에 포커
스를 둔다는 것이 기존 광고 전략의 불문율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광
고 실태를 바라보면 이러한 경향들이 깨지고 있다는 점을 쉽게 볼 수
있다. 방송매체이건 인쇄매체이건 상관없이 간접 경험적 상황 전달,
감각적이거나 시각적 이미지 위주의 상징적 의미 전달 등에 브랜드 광
고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제품 관련 요소(Product Related Factors)를
강조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이제는 제품 비관련 요소(Non-Product
Related Factors)가 브랜드 관리의, 브랜드 경영의 초점이 되는 시대
가 온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소비자학회에서 가장 폭 넓게, 심
도있게 논의된 주제는 ‘브랜드 릴레이션십(Brand Relation-ship)’,
즉 소비자와 브랜드와의 관계였다고 한다.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
이 브랜드 릴레이션십은 브랜드 구성 요소 중 대표적인 제품 비관련
요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제품 비관련 요소들이 브랜드 관리에 있어서 중요해
지는 원인은 무엇일까?우선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인식 변화에서
부터 찾아 볼 필요가 있다.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성적 판단에 의존
첫 번째, 최근에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택 행동이나 평가 과정을 살펴
보면 이성적 판단에 의하기보다는 감성적 판단에 더 의존을 하는 경향
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품의 물리적 속성이나 기능 등에 대한 이성
적 판단보다는 브랜드 전반에서 받는 총체적 느낌, 브랜드 주변에서
느끼는 외적 요소에 더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관심의 집중
도가 낮은 저관여(Low-Involvement) 제품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자동
차 등 관심의 집중도와 탐색 노력 정도가 높은 고관여(High-
Involvement) 제품에 대해서도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입 시 실내의 안
락함, 안전성, 엔진의 힘 등 전통적 브랜드 평가 요소에 근거하기보다
는 기업에서 연상되는 이미지, 그냥 브랜드에 대해 느끼는 막연한 느
낌(예를 들어 새턴의 경우 친구와 같은 편안하고 친숙한 느낌, 볼보
의 경우 막연한 신뢰감 등), 사용자 이미지 등 제품 본연의 기능과는
관계가 없는 측면에서 브랜드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의 기능을 하나 하나 속속들이 판단하여 합리적이고 꼼꼼하게 브
랜드 선택 결정을 내리던 시대는 지나갔다. 소비자에게 빠른 변화에
대한 적응을 강요하는 디지털 시대, 인터넷 시대에 소비자들도 더 이
상 전통적, 합리적 판단에 근거한 브랜드 의사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
어지게 된 것이다. 느껴지는 순간 그대로에 충실해지는 감성적 판단
이 소비자에게도 스스로에게 편함을 제공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특정 한 요소에 의거한 의사 결정
둘째, 최근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평가할 때 제품의 여러 가지 속성을
일일이 다른 브랜드들과 비교하여 그 각각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
하는 방식을 취하기보다는, 특정 한 요소에 대해 평가를 한 후 그 결
과에 따라 브랜드 전체를 판단하는 총합적(Holistic) 의사결정을 하
는 경향이 있다. 최근 국내 한 연구자의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 정장 구입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디자인’을 가
장 많이 꼽았으며(46%), 그 다음으로 색상(14%), 옷감(14%) 등의 순으
로 응답을 하였다. 물론 다른 속성들도 언급이 되긴 하였지만 특정
한 요소, 즉 디자인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
경우 소비자들은 디자인이라는 한 요소에 의해 브랜드 평가를 내릴 가
능성이 높으며 다른 요소들의 경우 영향을 아예 미치지 않거나 미치더
라도 아주 미미하게, 주변적 요소로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하겠다.
기술 환경, 사회 환경, 문화 환경, 소비 환경 등 소비자 주변의 모든
환경들이 복잡해져 가고 있다. 소비자들의 경우 정보의 홍수, 기능의
홍수 속에 살아간다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으로 변해가고 있다. 소비
자들의 정보 처리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 특정 임계점(Treshold)을 넘
어선 정보는 더 이상 입력 정보로서의 역할을 못하게 된다. 오히려 너
무 지나치게 많고 다양한 정보가 제공될 경우 소비자들은 인지적 노력
의 과부하성을 위험으로 인식한 나머지 그 동안 모아온 모든 정보를
버리고 단순한 감성적 정보에 의존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도 있다.
기존에는 소비자의 브랜드에 대한 태도를 설명할 때 다속성 모델
(Multi-Attribute Model), 즉 여러 가지 다양한 개별 속성에 대한 평
가를 한 뒤 이를 가중 평균하는 모형을 지배적 모형으로 채택해 왔으
나, 최근의 소비와 관련된 주변 상황을 고려해보면 다속성 모델이 더
이상 지배적 모형이 될 수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제품
속성과 관련된 많은 정보들, 연일 소개되는 새로운 기능들을 접하면
서 소비자들은 이러한 제품 관련 정보의 다양성에서 많은 피로를 느끼
게 되며 정보 처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혼란에 빠져들게 된다.
이러한 피로와 혼란의 위험을 회피하는 차원에서 소비자들은 제품 비
관련 요소, 즉 그 동안 그 브랜드에 대해 쌓아온 경험 등에 의거한 브
랜드와의 관계, 브랜드 퍼스낼리티(Brand Personality : 브랜드 성
격), 브랜드의 감성적 혜택(Emotional Benefits), 사용자 또는 사용
상황 이미지 등에 의존하여 브랜드를 평가하게 될 것이다.
<그림 2>를 보면 최근의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인식 변화를 알
수 있다. 최근 들어 소비의 주도 계층으로, 소비 문화를 리드해 가는
계층으로 성장한 10대, 20대 청소년층의 광고 선호도 조사 결과를 보
면 문자 위주의 광고보다는 그림 위주의 광고, 진지한 광고 내용보다
는 자극적이면서 유머스러운 광고, 제품 정보 위주의 광고보다는 이미
지 전달 위주의 광고에 더욱 더 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자 의식 변화, 브랜드에 대한 인식 및 평가 과정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본다.
이러한 브랜드 관련 소비자 의식 변화를 살피다 보면 의식 변화의 기
저에 깔린 우리 나라 소비자들만이 가진 특수성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의 특수성 : 구전을 통한 간접 경험 확장
구전을 통한 간접경험의 확장이 첫 번째 특수성인데, 세계 그 어느 나
라보다도 구전(Word of Mouth)효과가 큰 나라가 우리 나라라고 한다.
구전을 통한 제품 사용에 대한 간접 경험의 전달의 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어떤 한 브랜드를 받아들일 때 제품관련 속성에 대해서는 깊게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고 대략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제품 관련 속성에 대한 정보 처리는 ‘자격적 기준
(Qualifying Criteria)’으로서 최하의 마지노선만 통과하면 만족을
하게되는 성격을 지니게 되며, 그 외의 제품 비관련 브랜드 요소들이
‘결정적 기준(Determining Criteria)’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A사 제품과 B사 제품이 서로 뭐가 다르겠어요.”, “비싼 것은 다
이름값이죠.” 등과 같은 표현들이 어느덧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듣는
말이 되고 있다. 제품을 직접 사용한 경험이 없더라도 간접 경험을 통
하여 제품의 기능이나 성능에 대해서는 무수히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
다 보니 제품 관련 속성 정보는 점점 중요도가 떨어지는 브랜드 평가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우리 나라 소비자들의 경우 다수의 간접 경
험 의견에 쉽게 동조화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르러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최근에는 인터넷 환경이 이러한 경향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인
터넷의 동호회, 즉 커뮤니티나 게시판, 채팅 등을 통하여 간접 경험
의 전파 속도와 범위가 더욱 커지게 된 것이다. 제품 관련 정보는 수
많은 광고, 구전이나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더욱 더 식상
한 정보로 변해가고 있다. 치열한 시장 경쟁 구도 역시 이러한 경향
에 더욱 부채질을 하고 있다. 수 많은 브랜드들이 별로 차별화되지 않
은 제품 속성들을 가지고, 즉 거기서 거기인 제품들을 서로 앞다투어
내놓다 보니 소비자들의 눈에는 제품 관련 속성 정보는 들어오지 않
고 오히려 제품과는 관계없는 브랜드 고유의 특징, 즉 브랜드와 소비
자와의 관계나 브랜드 성격 등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구전과 인터넷의 파급성, 시장 경쟁 상황 등은 소비자의 제품 관련 지
식 수준을 높임과 동시에 소비자로 하여금 제품관련 정보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게 하는 역설을 낳는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두 번째 특수성 : 유행 추종성
두 번째 특수성으로는 유행 추종성을 들 수 있는데, 이러한 경향은 비
단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가까운 일본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얼
마 전 일본에서는 루이뷔통(Louis Vuitton), 프라다(PRADA), 펜디
(FENDI), 페레가모(Ferregamo) 브랜드가 유행병처럼 번진 적이 있는
데 물론 우리 나라에도 파급이 되어 우리 나라에서는 지금도 길거리
를 다니다 보면 루이비통 핸드백을 든 사람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
다. 유행 추종성 경향을 넘어 동조화 현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는 생
각이 든다.
이러한 맹목적 유행 추구 경향이나 동조화 경향은 특별한 이유없이 남
들이 다하니깐 왠지 가만있으면 바보가 될 것 같고 그래서 일단 따라
하고 보자는 마음에서, 왕따로 혼자 남는데 대한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비슷한 예를 학습지 구입 동조
화 현상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누구네 집에서 학습지를 뭐 받더라하
면 불안해서 따라해야 하는 마음, 즉 남들이 다 하면 나도 따라해야
불안해지지 않는다는 정체성 부족의 현상이 설명되고 있는 것이다.
제품 속성에 대한 합리적이고 이성적 판단을 하기 보다 브랜드 유행
경향에 동조하는 맹목적 브랜드 선택 성향을 가지게 되며, 제품 관련
속성보다는 제품 비관련 브랜드 요소가 중요시 되는 결과를 낳게 되
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의 예는 꽤 많이 존재하는데, 미국이나 유럽
등지 보단 일본, 한국 등에 특징 되는 경향이기도 하다는 측면에서 민
족적 특수성에 기인하는 현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최근에 DMB&B라는 광고대행사에서 시행한 소비자 조사 결과를 보면 흥
미 있는 발견점을 찾을 수 있다. 응답자로 하여금 총 23개의 제품 카
테고리별로 대표적인 브랜드를 선택하도록 하였으며, 그 브랜드를 선
택한 이유를 적도록 하였다. 첫 번째 재미있는 결과는, 소비자들이 대
표 브랜드 선택 시 선정의 이유로는 브랜드의 신뢰성을 가장 많이 꼽
았으며 높은 시장 점유율 때문이라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게 나왔
다. 단순히 수치상으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해서 소비자에게
훌륭한 브랜드로 인식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밝혀 주는 대목이다.
오히려 브랜드 전반에 걸친 신뢰성 구축이 소비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
는 첩경이라는 점을 말해 주고 있으며 이러한 신뢰성 구축은 브랜드
와 소비자간의 우호적 관계, 브랜드에 대한 감성적 또는 정서적 믿음
으로부터 나오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제품 비관련 요소,즉 브랜드
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정서적 혜택, 브랜드 성격 등이 브랜드 평가
에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잘 말해 주고 있다.
두 번째 발견점은, 응답자들이 선택한 대표적 브랜드들을 선택 이유
에 의거하여 분류해 본 결과 4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진다는 것이다. <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파워 브랜드(Power Brand)’, ‘탐험
브랜드(Explorer Brand)’, ‘아이콘 브랜드(Icon Brand)’, ‘아이덴
티티 브랜드(Identity Brand)’ 등으로 나누어 지는데, 파워 브랜드
의 경우 해당 제품 카테고리의 본연의 기능을 잘 구현하고 끊임없이
향상을 기하는 브랜드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정밀한 면도의 질레트
(Gillette), 건강한 치아의 크레스트(Crest), 신속하고 정확한 배달
의 페데럴 익스프레스(Federal Express), 안전의 대명사 볼보(Volvo)
등이 대표적 예라고 볼 수 있다.
탐험 브랜드의 경우 성장하고 배워나가면서 잠재된 성공을 성취하려
는 사람들의 욕망을 담아내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으며, 마이크로소프
트(Microsoft), 나이키(Nike), 바디샵(Body Shop) 등이 대표적 예가
된다. 아이콘 브랜드의 경우 소비자들이 정서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범
국민적 이미지를 잘 상징화한 브랜드들이라고 할 수 있으며, 어린이
의 꿈 디즈니(Disney), 전세계적 우정을 담고 있는 코가콜라(Coca-
Cola), 서부시대의 자유를 상징하는 말보로(Marlboro), 어린이와 가족
의 가치를 표방하는 맥도날드(McDonald’s) 등이 해당된다. 아이덴티
티 브랜드의 경우 사용자 이미지를 연결시켜주며, 자신을 잘 표현하도
록 도와주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으며, 도시적 이미지와 히프를 상징
하는 리바이스(Levi’s), 성공과 지위상승을 의미하는 비엠더블유
(BMW) 등이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최근에 들어와서 각광을 받는 대표적 브랜드를 묻는 질문에 대
한 응답 결과를 분석해 보면 두 가지 형태의 브랜드로 분류가 가능하
다. 첫 번째는, 시장 선도 브랜드와 정면으로 맞서 대응을 하는 브랜
드로서 ‘공격적 대응 브랜드(In-your-face Brand)’가 있다. 이들은
선도 브랜드와 직접 맞대응을 하되 더 나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하는 브랜드들이다. 공격적이면서 넘쳐나는 파워를 지니고 있
다는 측면에서 여타 브랜드들과 차별화 되기도 한다. 혁신적 프로그램
을 가지고 AT&T에 대응하고 있는 엠씨아이(MCI), 다음 세대(Next
Generation)라는 기치를 내걸고 코카콜라에 도전을 하는 펩시(Pepsi)
등이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무관한 선도 브랜드에 대해서는 무시
를 하는 ‘패러다임 전환 브랜드(Different Paradigm Brand)’가 있
다. 기존의 전통적 패러다임을 혁파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구하는
브랜드들로서, 중간 브로커 없이 증권 거래를 가능하게 해 주는 슈왑
(Schwab), 부가적 서비스를 없애는 대신 저렴한 가격에 순수 비행의
즐거움 가져다 주는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Amazon) 등이 예가 된다.
DMB&B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의 대표적 브랜드들의 특성을 규명
해본 결과 여러 가지 형태의 브랜드들을 분류해 낼 수 있었는데, 여기
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발견 할 수 있다. 4가지 형태의 브
랜드 중 파워 브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브랜드, 탐험 브랜드, 아이
콘 브랜드, 아이덴티티 브랜드들은 모두 제품 비관련 요소들이 강한
브랜드들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의 시장 대표 브랜드들도 제품 본연
의 기능적 속성을 강조하는 파워 브랜드 형태의 종류보다는 제품 비관
련 요소, 즉 성취 욕망 충족, 정서 공유 및 이미지 상징화, 사용자 이
미지 연결 및 자신의 표현 등을 강조하는 탐험 브랜드, 아이콘 브랜
드, 아이덴티티 브랜드들이 많다는 사실에서 브랜드 경영의 패러다임
변화 물결을 다시 한번 느껴 볼 수 있다.
또한 몇 해전 필자의 연구를 비롯하여 최근 학계에서 이루어지고 있
는 브랜드 관련 몇몇 연구들을 보면 우리 나라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해 기능적 혜택(Functional Benefits : 제품과 관련된 기능적 속
성) 인식보다는 상징적 혜택(Symbolic Benefits : 브랜드에 대한 이미
지)의 인식을 보다 많이 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브랜드 각각에
대해 기능적 측면과 상징적 측면의 강도에 대해 7점 척도로 측정해
본 결과 <그림 4>과 같이 기능적 측면만 강하게 나오는 브랜드들은 거
의 없으며, 주로 상징적 측면이 강하거나 아니면 두가지 측면이 모두
강하게 인식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브랜
드를 인지할 때 기능적 속성 위주로 판단하기 보다는 전체적 이미지
또는 제품 외적인 요소에 더욱 의존하여 판단하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8가지 제품 비관련 브랜드 요소의 활용
기업들은 제품 비관련 브랜드 요소의 중요성이 더해지는 패러다임 전
환기에 맞춰 브랜드 경영의 초점을 제품 비관련 요소 강화에 맞춰야
할 것이다. 그러면 기업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제품 비관련 브랜드 요
소에 대해 살펴보자.
최근 아커(David A. Aaker) 교수가 제시한 모형인 <그림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선 브랜드와 소비자간의 관계가 있다. 예를 들면 게이트
웨이(Gateway)컴퓨터의 경우 친구라는 관계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
다. 두 번째는 브랜드 퍼스낼리티인데, 베스앤바디워크스(Bath and
Body Works)라는 브랜드는 힘과 역동성의 성격을 가진 브랜드로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자기 표현적 혜택(Self-Expressive Benefits)인
데 예를 들어 호바트(Hobart)의 사용자의 경우 자신이 최고임을 스스
로 표현하는 혜택을 가지게 된다. 네 번째는 감성적 혜택(Emotional
Benefits)이며, 새턴(Satern)의 경우 미국산 자동차라는 데에 대한 자
긍심을 가지게 한다. 다섯 번째는 제조국(원산지)명인데 아우디(Audi)
의 경우 독일의 장인 정신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겠다. 여섯 번째는
기업과 관련된 연상인데 쓰리엠(3M)의 경우 혁신적 기업의 이미지를
풍긴다. 일곱 번째는 심볼(Symbol)인데 역마차의 경우 웰스파고
(Wells Fargo)은행을 상징한다. 여덟 번째는 사용자 이미지인데, 아르
마니(Armani) 옷을 입은 사람의 경우 그들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연출
해 낸다.
브랜드 릴레이션십을 브랜드 관리에 도입
이상 여덟가지 제품 비관련 요소 중 최근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는
브랜드 릴레이션십, 즉 소비자와 브랜드와의 관계를 좀 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소비자와 브랜드간에는 거래를 오랫동안 할수록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
는 더욱 커진다. 한 브랜드와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소비자의 경
우 구매 빈도와 구매량은 계속 증가하며 재구매율도 높으며, 가격에
는 비탄력적이면서 추천이나 구전을 통해 신규고객을 창출해 내기도
한다. 1996년도에 외국의 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브랜드와 오랜 관계
를 지속해 온 소비자에 대한 이탈율을 5% 감소시켰더니 연간 이익이
두 배로 증가하였다고 한다. 그 만큼 브랜드와 관계를 유지하는 고객
은 많은 잠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브랜드 관리의 석학인 미국 남가주대학의 박충환 교수는 효과적인 브
랜드 구축을 위해서는 브랜드 컨셉을 잘 구축하는 것 이외에 구매의
장애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조건으로 브랜드 관계 관리의 중요성을 강
조하였다. 즉 기존 고객을 놓치지 말고 이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면서
관계를 잘 유지하여 이들을 브랜드를 위한 영업원이 되게 하라고 강조
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마케팅에서 ‘관계(relationship)’에 관한 접근은 주
로 산업재 마케팅이나 유통 분야에서 제조업자와 유통업자 사이의 관
계에 관한 연구 등에서 주로 이루어져 왔으며 브랜드와 관련하여 관계
에 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최근 들어 학계에서 몇몇 연
구들이 발표되면서 활기를 띄고 있는데, 1998년도의 한 연구에 따르
면 소비자와 브랜드와의 관계는 사용 빈도, 광고 노출, 특정 경험 등
과 더불어 오랜 시간 축적되면서 발전되어진다고 하였다. 이러한 소비
자 자아와 브랜드와의 관계는 강력한 브랜드 자산을 형성하는데 상당
한 도움을 준다. 최근 국내의 한 조사 결과 기능적 속성, 소비자와 브
랜드와의 관계, 지각된 인기도, 지각된 스타일과 이미지들 중 브랜드
자산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소비자와 브랜드와의 관계
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소비자와 브랜드사이의 관계적 접근법은 소비자를 유지하기 위
한 가장 필수적인 브랜드 관리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브랜드에 대
한 소비자의 이해에 대해 인식론적으로 접근한 기존의 방법에 비해 훨
씬 낫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와 브랜드간의 관계를 통해 접근
할 경우 전체적 관점에서 보다 포괄적으로 광범위하게 접근할 수 있으
며 브랜드와의 관계에 있어서 소비자가 실제 경험하는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브랜드 관리의 새로운 방법으로 적극 검토할 필요
가 있다.
저작권자 © 아웃소싱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