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파문 여파로 회계감사 강도높아져
분식회계 파문 여파로 회계감사 강도높아져
  • 승인 2001.02.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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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감독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회계법인들은 대우그룹의 분식
회계 파문등으로 분식회계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다음달까지로 돼
있는 12월 결산법인들의 결산을 앞두고 회계감사의 강도를 높이고 있
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과 회계업계는 올해의 경우 장부작성이 부실하거
나 내용에 의문이 가는 경우에 내도록 돼 있는 감사의견인 `의견거
절"이나 `부정적의견"을 내는 비율이 전년도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대체로 전체 감사의견의 2∼3%정도만
이 `부정적 의견"이나 `의견거절" 의견을 냈으나 올해에는 이같은 의
견이 최소한 10%를 넘어설것으로 보는 전망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의견을 받은 기업은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신규차
입이 어려워지는 데다 무보증회사채 발행이 금감위 규정에 의해 원천
적으로 불가능해지며 주식가격마저 폭락해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
수혈도 어려워지는 등 사실상 자금줄이 막히게 된다”며 “결국 기업
퇴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금융당국차원에서 이와 관련한 대책마련에 착수한 것
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98년 대농의 경우 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이 당시 `재고
자산 2천억 원을 찾을 수 없다"며 `부정적의견"이나 `의견거절"보다
한 단계 낮은 한정의견을 내놓은 지 한달여만에 결국 문을 닫았다.

따라서 올해 회계법인들이 이처럼 기업들에 대한 사형선고나 다름없
는 의견들을 내놓을 경우 이들 기업이 자금난을 겪게 되고 결국 최근
겨우 선순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자금시장이 다시 얼어붙게 될 공산
이 크다는 것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우그룹의 경우 사실 10년전부터 회
계에 문제가 있다는 설이 파다했으나 엄격한 감사로 인해 그룹자체가
타격을 받을 경우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고 판단해 지
금까지 회계법인들이 강한 의견을 내지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올해에는 기아.한보.대우 등 분식회계로 회계법
인들의 생존권이 흔들리고 있어 기업사정이나 국내경제사정 등을 감안
해 예전처럼 의견을 조절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이번에 예상되는 `회계대란"이 자칫 신용경색에
의한 증시 폭락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어차
피 한번은 겪어야 할 일로 보이지만 겨우 자금 선순환 조짐이 보이고
증시도 정부의 각종 부양책으로 회생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사실
상 올해 우리경제가 넘어야 할 첫 난관이 될 수도 있을것”이라고 우
려했다.

200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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