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벤처 기술 경영 분리 바람
바이오 벤처 기술 경영 분리 바람
  • 승인 2001.02.2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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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벤처업계에 기술과 경영을 분리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올들어 바이오벤처중 창업부터 또는 창업이후 기술책임자(CTO)와 경영
책임자(CEO)분리하는 업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기술과 경영을 동시에 맡을 경
우 사업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을 당사자들이 실감했기때문이
다.미국에서는 현재 바이오벤처기업중 연구개발에는 전념해야 할 기술
책임자(CTO)가 최고경영자(CEO)까지 맡으면 시장에서 신뢰를 받지 못
하고 있다.

"기술만 믿고" 창업하는 방식이 이제 바이오벤처시장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어떤 사례가 있나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춘 바이오벤처는 창업시부터 연구부문과 경영부
문이 독립된 경우가 많다.

뇌졸중 치료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뉴로텍은 형제가 경영과 연구를 나
눠 맡고 있는 사례.

곽병선 사장은 미국 리하이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아 교보증
권 국제금융팀 차장으로 근무하다 동생인 곽병주 교수와 공동으로 98
년 이 회사를 창업했다.

"처음에는 혼자서 여러분야의 일을 맡느라 힘들었다"는 곽 사장은 지
난해 12월에는 해외CB(전환사채)발행으로 300만달러를 조달하는 사업
수완을 보이기도 했다.

유학시절의 인연으로 공동창업한 DNA링크의 이종은 사장과 박경한 사
장은 각각 유전학박사학위와 경영학석사(MBA)를 미국의 조지워싱턴대
에서 마쳤다.

DNA링크 창업전 마크로젠의 사장을 맡기도 했던 이 사장은 "바이오벤
처도 사업인데 모두들 기술만 믿고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
다"며 "요즘 들어 창업을 원하는 교수들은 경영자를, 경영자는 우수
한 기술을 가진 과학자를 찾는 움직임이 있지만 단순히 상대방을 "고
용"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바이오알앤즈의 조성복사장과 윤병대 이사, 내츄로바이오텍의 김영수
사장과 안용준 교수, 마이DNA의 송광헌 사장과 윤경식 교수, 이룸바이
오텍의 노재혁 사장과 이영익 박사 등도 창업시부터 경영과 연구개발
부분을 분리한 사례로 꼽힌다.

최근에는 연구자 단독으로 창업했다가 경영상의 한계를 깨닫고 재무책
임자(CFO)나 마케팅책임자(CMO), 전문경영인까지 영입하는 사례도 늘
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의 잇점

대부분의 바이오벤처 창업자가 대학교수이거나 연구소 연구원인 우리
풍토에서 전문경영인체제의 정착은 곧 바이오벤처 창업자에게 보다 편
리한 연구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서울대 농대 바이오벤처 1호인 내츄로바이오텍의 안용준 교수는 ""사
업에 대한 부담이 없어 학생들의 수업에 영향을 주지않으면서 연구에
만 전념할 수 있어 만족한다"며 "경영과 연구를 분리하지 않았으면 어
려움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을 제품으로 연결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전문경영인 체제는 강점
을 가지고 있다.

이룸바이오텍 노재혁 사장은 "기술은 가진 연구자들이 그 자체의 가치
에만 집착해 시장성을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시장의 흐름을
파악해 가능성있는 제품을 개발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전문경영인의 역
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DNA 송광헌 사장은 "연구개발자들의 경우 개발기간을 되도록 길
게 잡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연구자와의 논쟁을 거쳐 어느 부분
에 역량을 집중할 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정착의 필요성

바이오벤처 인큐베이팅과 투자자문을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 아이앤에
스 현병환 사장은 "올해 상반기에 코스닥심사기준 지표가 결정돼 등록
신청업체의 심사에 적용되면 등록을 원하는 업체는 이 기준에 맞춰 경
영을 해야 한다"며 "전문경영인이 없는 바이오벤처들의 경우 코스닥등
록이 그만큼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연구중심 바이오벤처가 재무담당자나 마케팅담당자를 영입하는 경
우는 많지만 앞으로는 경영책임자 영입도 많이 늘어나야 할 것"이라
고 지적했다.

연구중심 바이오벤처의 "성공"으로 평가받는 코스닥등록에서도 이제
기술에 더해 올바른 경영기법이 필수가 되는 것이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연구자는 경영자가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으
로 경영과 재정을 책임질 것인지에 대해 의심하고, 경영자는 연구자들
의 가르치려는"자세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
적한다.

전문경영인체제도입에도 역시 연구자와 경영자의 신뢰가 가장 큰 걸림
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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