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들러 커피를 주문했다. 귀여운 중국 아가씨가 커피를 가져왔다. 그
런데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설탕은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각설탕이었지만 액상크림은
미리 데워 놓은 건지 크림볼로 따스한 기운이 느껴졌다.
커피도 우리 고유의 차와 마찬가지로 온도에 따라 맛이 다르다고한
다.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가장 맛있는 적당한 온도가 있다는 것이
다.
물을 팔팔 끊인 상태서 약간 온도를 식혀 커피를 넣어 마시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런데 여기에 다시 설탕이나 차가운 크림을 넣을 경우 전체 온도가
더 떨어지게 되는 된다. 마카오 카페에서 따스한 크림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맛있는 커피를 위한 세심한 배려였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웬지
좋았다.
올해는 정부에서 지정한 한국방문의 해이다. 정부의 각부처나 관광 관
련기관에서 외국손님맞이에 분주하다. TV에서도 매주 여러종류의 오락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객을 맞는 자세라든지에 대해 홍보 계몽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주 사소한 것. 꼭 외국인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 나라 사람에
게도 이런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게 많이 있다.
마카오에서 서울로 돌아와 친하게 지내는 카페주인에게 경험담을 말
해 주었다. 그는 좋은 생각이라며 앞으로 크림을 데우겠다고 했다. 그
런데 나중에 가보니 크림을 일일이 데우는 데 시간과 품이 많어 결국
포기했다며 생각보다 귀찮은 일이라고 말했다.
고객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안타까웠다.
레스토랑의 칵테일 메뉴도 주의 깊게 보면 고객을 기분좋게 할수 있는
데이를 간과하는 사례가 많다. 예컨대 헌터, 갓파더, 스카치샤워 등
무슨 말을 하는 지 알 수 없는 국적불명의 이름들이 페이지를 가득 채
우고 있다. 고객을 생각한다면 메뉴 아래에 어떤 재료로 만들었는지
간단히 설명만 해도 훨씬 이해하기가 쉬울것이다. 소비자보다는 공급
자 위주, 개발시대의 유산이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사업이란 "사람과의 대화"라고도 말할 수 있다. 개개인에게 얼마나 많
은, 그리고 수긍할 만한 대우를 해 주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는 의
미다. 단순한 "역지사지(易地思之)"에서 더 나아가 진정 남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골몰히 궁리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수연 서울컨벤션서비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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