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출자사에 대한 경영권을 놓고 주주
사들의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주주사들의 경영권 다툼으로 고용불안이 심화하자 노조가 반
발, 안정적인 노사협력관계가 깨지는 한편 일부업체의 경우 납품단가
인하 압력에 생존이 위협 받는 등 부작용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주주사들이 경제난 극복에 힘을 합쳐도 어려운데 잿밥에 눈
이멀어 업체들의 생산성 저하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한국카프로락탐은 지난 2월 주총에서 사명을 카프로로 변경하면서 이
례적으로 사장을 제외한 5명의 등기이사를 전원 해임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조직의 활력을 불어 넣는다
는 것이었다 .
그러나 1,2대 주주인 효성과 코오롱이 자사의 생산품인나이론의 중간
원료인 카프로락탐의 납품단가 인하요구에 잦은 마찰을 빚었던 경영진
에 대해 "괘씸죄"를 적용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공장관계자는 "그동안 주주사를 견제해 왔던 등기이사들이 모두 물러
나 사실상 독립경영이 어렵게 됐다"며 "고환율ㆍ 유가급등에다 주주사
들의 단가인하 압력이 거세질 전망이어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현장 근로자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회사측이 최근 부장급 6명 등 관
리직 간부 30여명의 명퇴 신청을 받은 데 이어 명퇴대상자를 현장 근
로자들까지 확대하자 주주사들의 외압에 의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
작된 것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영권 방어와 확보를 위한 주주사간 법정 소송도 빈발하고 있다. 지
난 99년 법정관리기간을 7년 앞당겨 졸업한 대한유화는 3,4대주주인
효성, 동부그룹과 2년째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3월 주총에서 증자 및 외자도입관련 정관을 변경하자 효성과
동부한농화학이 "대주주인 이정호 회장이 증자를 통한 지분확장을 시
도하고있다"며 법원에 주총결의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법원은 지
난 1월 주총무효를 선고했으나 다시 회사측은 서울고법에 항소를 한
상태다.
이에 대해 근로자들은 효성 등이 원료부터 생산품까지 독자 공급망을
갖춘 수직계열화를 위해 석유화학의 핵심시설인 NCC(나프타분해시설)
체계를 갖춘 대한유화의 적대적인 인수ㆍ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며 반발하고있다.
회사관계자는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통해 법정관리를 조기졸업하고
경영권 방어를 위해 2대 주주인 재경원 주식사기 운동을 벌이며 독자
생존의 길을 모색해 왔는데 경영권 분쟁이 기업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
다"고 안타까워 했다.
저작권자 © 아웃소싱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