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셋톱박스 생산업체 모토롤러 행보관심
중견 셋톱박스 생산업체 모토롤러 행보관심
  • 승인 2001.05.2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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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견 셋톱박스 생산업체인 대륭정밀과 오랜 고객이자 매출의 큰
부분을 담보해왔던 미국 모토롤러 간의 관계에 변화 가능성이 감지되
고 있어 해당 업체는 물론 셋톱박스 업계가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최근 우리기술(대표 김덕우)이 모토롤러와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플레이어가 내장된 케이블TV 셋톱박스 등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을 공
동개발해 미국에 판매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전격
발표하자, 대륭정밀이 진위파악에 부심하고 있는 것.

대륭은 모토롤러가 최근 인수한 제너럴 인스트루먼트(GI)에 지난 10년
동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해 왔으며, 올해
에도 모토롤러에 OEM방식으로 연간 6000만 달러 상당의 셋톱박스를 공
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 매출 목표 1억8000만 달러중
70%를 셋톱박스에서 올릴 예정인 것을 감안하면, 이 회사 셋톱박스 매
출의 절반 가량이 모토롤러에서 발생하는 셈이다. 따라서 대륭측으로
선 빅바이어인 모토롤러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모토롤러와 우리기술은 현재 계약내용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어 대륭 측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올해야 계약대로 물량을
납품할 수 있겠지만, 자칫 이로 인해 내년부터 공급물량이 축소되지
않을까, 또한 더 나아가 모토롤러 측이 기존 거래선을 바꾸는 최악의
상황이 초래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없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륭의 한 관계자는 “이번 두 회사의 제휴에 대해 모토롤러로부터 사
전에 어떤 언질도 받지 못했다”며, “모토롤러의 딴 의도가 있을 지
도 모를 일”이라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대체로 모토롤러가 두 회사 가운데 하나를 선
택하고 하나를 버릴 가능성 보다는, 이번 제휴를 통해 케이블 셋톱박
스는 우리기술을, 위성 셋톱박스는 대륭정밀로부터 공급받는 등 조달
선을 이원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뭏든, 칼자루를 쥐고 있는 모토롤러가 앞으로 셋톱박스 사업을 어
떤 방향으로 펼쳐가느냐에 따라 대륭과 우리기술이 ‘일희일비(一喜一
悲)’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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