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I 테크놀로지스사가 동종업계 선두업체인 엔비디아사처럼 칩셋도 공
급하겠다고 사업방향을 대폭 수정함에 따라 국내 관련업체들이 촉각
을 곤두 세우고 있다.
3일 외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4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세계 최대 컴
퓨터 주변기기 전시회인 ‘컴퓨텍스 2001’ 참석차 최근 대만을 방문
한 데이비드 오톤 ATI 테크놀로지스 회장은 협력업체들에게 신규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제조원디자인생산업체(ODM), 그래픽기능
통합주기판 생산업체(AID)에도 칩셋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여년동안 고수해온 ‘PC제조업체에게 그래픽카드를 OEM
(주문자상표부착생산) 공급하는 업체에만 칩셋을 제공한다’는 정책
을 뒤집는 것이어서, 그동안 기존정책 때문에 일반유통 시장용 칩셋
을 공급받지 못했던 국내외 그래픽카드 제조업체들의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오톤 회장은 “지난 반세기동안 시장환경이 급변했고, 이에 발맞춰
ATI도 변화를 시도하게 된 것”이라며 “새 정책으로 전세계에 더욱
많은 소비자와 협력업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
다.
ATI테크놀로지스는 컴퓨텍스2001 행사기간중 대만 하워드호텔에서 전
세계 30여개 협력업체 마케팅·영업책임자를 대상으로 신사업정책을
설명하고, 각 지역별 목표매출액을 할당하는 것은 물론 새 칩셋 공급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토의할 것으로 알려져, 이 결과에 따라
국내 ATI 관련업체들의 역학관계가 재정립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칩셋 공급업체 3강 시대 개막〓국내에 그래픽칩셋을 공급하
는 4~5개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는 미국 엔비디
아사의 국내총판인 피치텔레컴. 업계에서는 이 업체가 국내 그래픽카
드용 칩셋 시장의 9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반기를 든 곳이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 영업을 전개하고 있
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이 회사는 엔비디아사의 지포스 시리즈
를 겨냥한 카이로 칩셋 시리즈를 선보였다. 카이로 칩셋들은 지포스
칩셋보다 10달러 가량이 싸, 국내 그래픽카드 제조업체는 물론 PC 제
조업체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ATI테크놀로지스의 새로운 칩셋공급정책으로 기존 구도는 3강
체제로 개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 칩셋의 국내 독점공급 업체
인 알티씨인터내셔널(이하 알티씨)도 변경된 정책으로 운신의 폭이 더
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협력업체 영향은〓이제 해외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게 될 전망이
다. 연초 ATI테크놀로지스와 국내독점계약을 체결한 유니텍전자는 국
내시장을 벗어나 해외까지 판로를 넓힐 수 있게 됐다. 또 그동안 이
회사가 제조한 그래픽카드를 수입판매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자체공장
에서 그래픽카드를 제조해 국내외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
됐다.
이와 관련, 이미 유니텍전자와 ATI테크놀로지스 칩셋 국내공급업체인
알티씨 측은 역할분담까지 했다. 알티씨의 안상천 이사(43)는 “노영
욱 유니텍전자 부사장을 만나, 변경된 정책에 따라 유니텍은 본격적으
로 국내생산을 하고 알티씨는 해외판로개척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고 말했다.
▲술렁거리는 제조업체들〓국내 그래픽카드 제조업체들의 눈길이 ATI
테크놀로지스에 몰리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가 엔비디아 칩셋 장착 그
래픽카드 시장에 참여하면서 최근에는 과열경쟁양상까지 보이고 있
어, 상당수 업체가 대안 칩셋을 찾아왔다. 최근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
스 ‘카이로 칩셋‘에 업계가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다.
여기에 ‘카이로칩셋’은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지만, 이미 ATI 칩셋
은 비록 소량이지만 대부분의 PC 제조업체들이 OEM 공급받을 정도로
안정성이 입증됐다. 업계는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칩셋 가격만 경쟁
력있게 맞춰준다면 언제든지 ATI와 손을 잡을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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