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제언-한국관광산업, 첨단정보화에 달렸다
전문가 제언-한국관광산업, 첨단정보화에 달렸다
  • 승인 2001.06.08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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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4년 여름 유럽 배낭 여행을 다녀 온 적이 있다. 유럽 배낭 여
행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지만, 아직까지 인상에 남는 것 중의 하나
는 로마 중앙역의 현급 지급기이다.

그 당시 첫 번째 화면에서 8개나 되는 언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
고 특정 언어를 선택하면 그 언어별로 나타나는 화면을 보면서 현금
을 인출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가 관광으로 엄청난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은 유럽 고대
문명의 유적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지만, 전 세계로부터 오는 관광객
이 돈을 쓸 여건을 갖추어 놓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금년 한국 방문의 해 및 영종도 신공항 개항, 내년 월드컵 및 부산 아
시안 게임 개최 등으로 향후 1∼2년 간 한국 방문객이 대폭 증가할 것
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관광객 수용 태세 개선 대책, 한국 방문의 해 성공을 위
한 추진 전략 등을 수립하는 등 ‘관광 선진국화’를 위해 부단한 노
력을 하고 있다.

한국 관광공사 조사에 의하면(2000년 상반기 기준, 중복 응답), 한국
여행시 불편 사항 1위로 ‘언어 소통’(61%)을 꼽았고 ‘안내 표지판
미비’가 35.2%, ‘관광정보 입수 불편’이 7.1%가 된다는 점을 보면
언어 문제는 한국이 관광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국가적
차원의 고질적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호텔정보화기업인 루넷은 현재 웨스틴조선, 스위
스그랜드, 제주 크라운프라자 호텔 등 국내 15개 특급호텔 객실에 인
터넷PC와 PDA를 설치하고 자체 개발한 TBIS(관광&비즈니스 정보 시스
템)를 구축, 한, 영, 일어로 한국 관광 및 비즈니스 관련 정보를 제공
하며 동시에 영화, 만화, 음악, 게임 등 다양한 유료 컨텐츠를 제공하
는 호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호텔들의 투숙객을 위한 정보화 서비스 수준은 인터넷TV나 인
터넷 전용선을 이용한 노트북 제공이 전부였다.

인터넷 TV의 경우, 웹서핑, 동영상, 다운로드, 외국어 지원, 이미지
파일 등에서 불편한 점이 많이 노출 됐으며, 노트북도 별도의 통신 환
경을 세팅해야 하는 등 기존의 환경에서는 호텔 정보 인프라 구축이
사실상 불완전했다.

루넷은 이미 지난 12일 자체개발한 호텔객실 정보화솔루션(TBIS)을 일
본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 호텔시장에 로열티를 받고 수출키로 했으
며, 고정 로열티와 현지법인 설립 후 영업이익 10% 지급이라는 호조건
으로 수출계약을 마무리지은 상태이다.

그동안 외국자본이 국내 벤처기업을 사들이거나 국내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판매한 적은 있었지만 기술력 하나만으로 로열티를 받고 외국
에 진출한 것은 루넷이 처음이다.

또한 이번 합작은 일본의 대기업 자본이 국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형
식을 취했다는 점에서 국내 IT기술의 해외진출 첫 사례로 자리잡을 전
망이다.

루넷의 일본시장 진출은 2002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가 한일 양국
간 공통이슈로 부상하면서 일본 호텔정보화를 리드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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