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경영참여사례-삼성SDI, 불신의 벽을 허물고 뚫은 참여의 물꼬
근로자 경영참여사례-삼성SDI, 불신의 벽을 허물고 뚫은 참여의 물꼬
  • 승인 2001.07.1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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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3대 산업은 두뇌에 해당하는 반도체, 심장에 해당하는 전지,
눈에 해당하는 디스플레이 산업이라고 한다. 삼성SDI는 이중 2개 분야
에 진출하여, 21세기를 한 발 앞서 준비하고 있는 기업이다. 국내 4
개 사업장을 비롯, 해외 6개국 10개 제조법인에서 첨단 디스플레이 장
치와 2차 전지 등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2001년 현재 임직원은 해외 1만2천여명을 포함하여 2만여명. 연간 매
출액은 6조1,000억원에 이르며, 부채비율은 86%에 불과한 건실한 기업
이다.

삼성SDI는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 최상의 복리후생으로 유명한 기업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의 노사관계는 그리 안정적이지 못했
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노사관계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면
서, 두 차례의 분규까지 겪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노사는 서로 화합의 필요성을 깨달았고,
이를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게 되었다.

진통이 없지 않았지만, 마침내 2000년 5월에는 노사화합 대선언을 이
뤄냈다. 이어서 "윈-윈 파크" 조성, "한마음 대축제" 개최 등을 통해
노사가 서로 존중하고 회사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거듭 확
인했다. 또 "도시락 간담회", "즉석 미팅", "인터넷 나눔터" 등의 다
양한 대화 채널을 마련하여 경영정보를 나누고, 불신의 벽을 허물었
다.

투명 경영으로 노사 상호 존중의 분위기가 자리잡으면서, 근로자의 참
여 열기는 크게 높아졌다. 기존의 불합리한 제도, 문화 관행을 과감
히 철폐에 나선 "제도파괴팀"은 그 열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그 과정에서 도입된 대표적인 제도는 "소사장제"와 "사내벤처제". 소
사장제는 근로자가 사장이 되어 스스로 업무를 추진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제도이다. 물론 성과가 좋으면 그에 상응한 인센티
브를 받는다. 사내벤처제는 사업 아이템을 갖고 있는 근로자에게 자
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이다. 심사를 거쳐 사업
성을 인정받으면, 회사는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교육훈련도 근로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재편했다. "자유연구
제"를 도입하여 독창적으로 연구 과제를 발굴하는 길을 열었다. 자율
적인 학습조직을 만들어 근로자 스스로 자기가 부족한 점을 강화시킬
수 있는 체제를 마련했다.

회사가 일방적인 시혜 정책을 벗어버리고, 참여 경영의 기틀을 마련
한 결과는 대단했다. 창립 30주년을 맞은 2000년에는 창사 이래 최대
의 경영 실적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근로자 스스로 자신에 대
한 책임을 다하면서 삼성SDI는 진정으로 강한 회사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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