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만족 사례-동성화학, 작지만 강한 회사를 만든 따뜻한 손길
근로자만족 사례-동성화학, 작지만 강한 회사를 만든 따뜻한 손길
  • 승인 2001.07.1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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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위치한 신발용 소재 및 접착제 생산업체. 1959년 창립, 국내
신발 산업이 고성장을 구가하던 1980년대 급성장하였다. 나이키, 리
복, 아디다스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이 회사 제품만을 고집할 만큼 뛰
어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1998년 영국의 내셔날스타치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마케팅 체
제를 구축했다. "작지만(small) 유연하고(soft), 강한(strong) 회
사"를 모토로 세계시장에서 업계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성화학의 노사관계는 돈독하다 못해 유별나다. 대립과 갈등은 커녕
오히려 근로자가 회사를 더 걱정한다. 외환위기 직후, 외국자본의 적
대적 인수합병에 대비해 직원들이 연월차수당을 털어 주식매입운동을
벌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아름다운 노사관계는 동성화학의 선대 창업자의 경영 철학에
서 비롯되었다. 그는 근로자의 복지와 고용 안정을 무엇보다 중요하
게 생각한 경영자였다. 항상 현장을 누비면서 직원들의 이름을 다 외
울 정도로 근로자 개개인과 긴밀한 인간관계를 유지하였다. 여름철에
는 직접 아이스크림을 사서 나누어 주기도 했다. 특히 직원들에게는
맛있고 질좋은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며, 구내식당 메뉴만큼은 직접 결
재를 했다. 이 때문에 이 회사는 한때 지역 대학생들의 입사 선호도 1
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러한 전통은 대를 이어 변함없는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래
서 "자주 만나 대화하는 것"이 여전히 이 회사 노사 정책의 핵심이다.

노조위원장은 대표이사와 거의 매일 만나 현장의 애로사항을 논의하
고, 가능한 것들에 대해서는 바로바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수시
로 노사 대표가 현장을 순회하면서 미팅을 갖는다. 이사회에 노조 대
표가 참가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전통이다.

휴식 시간이나, 식사 시간 등을 이용하여 대화를 나누는 비공식적인
대화는 더욱 많다. 노무관리 부서나 노조 사무실도 권위주의적인 요소
를 없애, 누구나 마음놓고 출입한다. 노무 담당자는 근로자들의 사생
활에 대한 고충까지도 귀담아 듣는다.

아울러 노조가 원하는 경영 정보나 자료 등을 신속하게 제공함으로써
불신과 오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노조의 요구를 비판적으로 보
지 않고, 노무 관리자나 경영자가 모르고 있던 점을 지적해 준다는 시
각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동성화학에는 창업 이래 40년이 넘도록 한 차례의 노사분규도 없었
다. 외환위기 당시 정리해고를 단행할 때도 큰 마찰이 없었다. 1996년
부터는 짝수 해에는 회사에서 홀수 해에는 노조에서 임금 인상안을 제
시하면 이를 받아들이는 무교섭 전통까지 만들어 오고 있다. 마음을
열고, 따뜻한 손길로 꾸준히 대화를 나눠온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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