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 중국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WTO 가입에 따
른 무역자유화와 관련해 중국이 가장 큰 자신감을 보이는 부문이 가전
이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외국기업에 따른 중국 내수 시장
잠식 효과는 적은 반면 중국 제품의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은 큰 것으
로 점쳐진다.
가전 분야에서 중국은 이미 ‘세계 공장’ 자리를 얻었다. 지난해 일
본을 제치고 생산규모 (177억달러)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현재 복사기
10대중 6대, DVD는 5대에 ‘Made In China’ 딱지가 붙어있다. 이밖
에 컬러TV 24.6%, VTR 23.2% 점유율을 자랑한다. 특히 일반 가전제품
은 품질 면에서도 외국기업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가격은
10∼15% 가량 저렴하다.
수출품은 대부분 OEM으로 생산되는 소형 가전이 주류를 이룬다. 지난
99년 중국 가전 수출 품목 구성을 보면 선풍기, 토스트기, 전자레인
지, 청소기, 커피메이커, 전기밥솥, 다리미 등 소형가전이 70%선을 차
지했다.
아직까지 이런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중국산 소형 가전
이 대거 수출되기 시작한 90년대 이미 한국은 주요 선진국의 중저가
범용가 전제품시장에서 중국산에 경쟁력을 빼앗겼다. 95∼99년 중 중
저가 중국산 가정용 기기의 일본시장 점유율은 18.9%에서 32.8%로 증
가했다. 미국에서도 월마트 등 대형양판점에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시
장점유율이 32.4%에서 34.1%로 늘어났다. 특히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
이얼은 미국 소형냉장고 시장 30%, 공동주택 설치용 냉장고 시장 40%
를 차지할 정도다.
반면 한국산은 일본시장에서는 7.5%로 변화가 없는 데 반해 미국에서
는 1.9%에서 1.4%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한국은 중국산 추격을 피해 고부가가치 틈새시장으로 가전 수출 주력
시장을 전환했기 때문에 중국과 수출 경쟁은 치열하지 않은 편이다.
현재 우리나라 가전 수출품 대부분은 완전평면TV, PDP(벽걸이형) TV,
양문여닫이형 냉장고 등 고부가 가전제품.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중국 가전 산업 첨단화 역시 시간 문제다. 특히
중국 가전업체들은 완전 경쟁 상태인 내수시장에서 가격 인하전(戰)
을 펴다 수익성이 크게 나빠져 고부가가치 제품군 진출을 서두르고 있
다. LG경제연구원 양문수 책임연구원은 “중국 가전업체들의 완전평면
TV나 PDPTV 시판 시기가 선진 외국 업체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데 이
는 기술 수준이 뒤떨어지는 게 아니라 양산체제가 구축되지 않았기 때
문”이라며 “조만간 첨단가전 시장에서도 중국과 경합할 것”으로 내
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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