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통-재고조사 아웃소싱 적극활용
LG유통-재고조사 아웃소싱 적극활용
  • 승인 2001.08.2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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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통 강말길 사장(58)은 유통업계에서 처음으로 재고조사 아웃소싱
개념을 도입한 인물이다. “강 사장이 없었으면 LG유통의 재고조사 아
웃소싱도 없었을 것”이란 얘기가 있을 만큼 LG유통의 재고조사 아웃
소싱 시행은 강 사장이 굳은 의지로 밀어붙인 덕이 컸다.

90년 LG유통이 편의점사업을 시작할 당시 강 사장은 편의점사업본부장
으로 편의점 출범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편의점사업본부장 시절 강 사
장은늘 재고조사 아웃소싱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왔고 94년 말 사
장으로 승진한 후 다음해에 바로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아웃소싱 이전 LG25 편의점 중 직영점은 직영점 직원들이 직접, 대리
점은 본사 직원들이 파견돼 재고조사를 했다.

대리점 수가 늘어나면서 10여명 내외의 재고조사팀이 신설됐다. 그러
나 재고조사팀 직원들은 부가가치가 높지 않은 단순업무를 한다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따라서 틈만 나면 다른 부서로 옮기고 싶어했
다. 대리점 수는 계속 늘어가는데 재고조사 담당 직원을 무한정 늘리
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직영점은 직영점대로 문제가 있었다. 매장
내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가외로 재고조사까지 하다 보니 이는 직원
들의 피로 누적으로 이어지고 다시 업무 효율 저하와 눈에 보이지 않
는 영업 손실로 나타났다.

강 사장이 재고조사 아웃소싱을 강행한 최대 요인은 정확성 확보였
다.

강 사장은 늘 “유통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월 재고조사를 통한
정확한 자산평가다. 파손되거나 분실된 물품을 바로바로 찾아내 손실
에 반영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자체
직원들이재고조사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정확성에 틈이 생긴다. 객관
적이지 못할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전에는 웬만한 파손품
도 정상품으로 처리해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상품회전일수 반으로 줄어<>

재고조사 아웃소싱 결심을 굳히고 마땅한 서비스 업체를 물색했지만
국내에서는 해당 업체를 찾을 수 없었다. 다행히 이 소식을 들은 전
LG유통 직원 출신 한사람이 자신이 재고조사 전문 서비스업체를 설립
해 일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혀왔고 LG유통은 이미 일본에서 성업중이
던 재고조사전문업체의 교육용 비디오를 빌려와 보여주는가 하면 함
께 견학을 가는 등 교육을 시키면서 재고조사 전문업체로 키워냈다.

어렵게 아웃소싱 대행 업체를 선정한 후에는 생각지 못했던 내부의 반
발이 나타났다. 그동안 많은 손실을 감춰왔던 직영점 직원들이 외부
의 재고조사를 받지 않겠다고 나섰는가 하면 대리점주들은 본사 직원
도 아닌 외부 사람들을 어떻게 신뢰하느냐는 태도를 표명한 것. 이런
반발을 무마할 수 있었던 요인 역시 “꼭 하고야 만다”라는 강 사장
의지였다.

현재는 코인트서비스와 한국소매서비스 두 곳에 재고조사 업무를 맡기
고있다.

어렵게 시작한 아웃소싱이었지만 자리를 잡으면서 큰 효과를 보기 시
작했다. 재고조사를 통해 유난히 분실이 많은 제품의 진열을 바꿔 분
실 줄이기를 유도했는가 하면 상품 회전일수도 이전의 1차상품 3.7
일, 공산품14일에서 각각 2.1일, 7.5일로 줄어들었다.

편의점 외에 LG유통이 운영하는 슈퍼마켓까지의 재고조사 아웃소싱을
위해 LG유통이 들인 돈은 한해 1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재고조사팀
직원들의 인건비와 직영점 근무자들의 심야 영업에 대한 야근수당, 식
대, 교통비 등을 감안하면 1억원이 결코 많은 돈이 아니다”는 설명.
현재 700개에 달하는 편의점 대리점 재고조사를 자체적으로 하려면 50
명의 재고조사팀 직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연봉만 단순 계산
해도 몇 배는 이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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