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이 제조분야를 떼어 내 제조 전문기업에 팔고 있다.
IBM.시스코 시스템스 등에서 시작된 "탈(脫) 제조업 열풍"은 보수적
인 경영으로 잘 알려진 소니.NEC 등 일본기업으로까지 확산하고 있
다. 영국 증시에 상장된 1백대기업들도 지난해 한해에만 IT분야에서
35억달러어치를 아웃소싱(외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제품의 설계.디자인.제조.마케팅.애프터 서비스(A/S)까지 모
든 과정을 직접 하기 보다는 남는 것(이윤)이 적은 제조공장을 IT제
조 전문업체(EMS)에 처분하고 있다. 이에따라 IT제조 전문기업들을 겨
냥한 국내 부품업체들의 대형화와 공동 수출 마케팅 전략 등이 필요하
다.
◇ 탈(脫) 제조업 열풍=IBM은 올해초 영국 스코틀랜드와 미국 노스캐
롤라이나의 제조공장을 향후 5년간 50억달러에 달하는 넷비스타 PC를
납품받는 조건으로 EMS업체인 산미나-SCI에 팔았다.
매각 가격은 2억달러. 3M도 최근 미국 달라스와 멕시코 레이노사 고장
을 2백35명의 직원과 함께 EMS회사인 CSC에 넘겼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컴퓨터 시장에서 EMS에 의한 생산이 전체의 17% 수
준이었으나 2005년에는 28%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 NEC
도 최근 미야기와 야마나시에 있는 광설비를 EMS인 셀레스티카에 25억
달러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소니는 2000년말 미야기와 대만의 가오슝공장을 EMC인 솔렉트론에 팔
았다. 일본의 2000년 PC보드 생산량(9백11억달러) 중 8% 만을 아웃소
싱했으나, 2005년에는 1천1백억달러 중 17%를 아웃소싱할 것으로 전망
된다.
◇ 왜 아웃소싱하나=날로 치열해지는 가격경쟁에 따른 불가피한 생존
전략이다. PC제조업이 하이테크산업이라기보다는 점차 전통산업의 성
격이 강해지고 있다.
IT업체들은 경기불황 때 설비와 고용문제를 떠 안아야 하고 상대적으
로 마진도 낮은 제조부문에 매달리기보다는 마진이 높은 제품.디자인
개발과 마케팅에 전념하는 서비스회사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IBM 이용식 상무는 "설계.디자인 등 전문화.특화된 분야에 역량
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이라면서 "생산비용이 많이 드는 지역에서는
직접 생산하는 것보다는 생산부문을 팔고 납품을 받는 것이 더 유리하
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 업체의 수출 전략 수정=IT기업들로부터 공장을 인수한 EMS업
체들은 선진국의 제조공장을 아시아지역으로 속속 옮기고 있다. 인건
비 등 생산비용이 높은 미국.일본에서는 채산성이 맞지 않기 때문이
다.
IBM공장을 인수한 산미나는 미국내에서 생산하기 보다는 아시아지역
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을 IBM으로부터 이미 양해를 받은 것으
로 알려졌다.
굴지의 EMS업체인 솔렉트론은 최근 미국.유럽의 공장들을 구조조정하
면서 아시아지역 생산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내 생산
비중을 전년의 51%에서 37%로 낮추는 대신 아시아지역 비중을 18%에
서 35%로 높였다.
이에따라 국내 IT부품업체들은 갈수록 규모가 커지는 EMS 업체들을 겨
냥해 대형화.공동마케팅등의 수출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KOTRA 샌프란시스코 무역관 이정순과장은 "제조부문을 분리하려는 IT
업체의 흐름에 맞춰 EMS업체에 대한 수출전략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
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내 공장을 인수한 셀레스티카의 경우 일본내에서는 원가구조
상 생산이 어렵다고 판단, 한국이나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
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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