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 인력구조 변화바람
기업체, 인력구조 변화바람
  • 승인 2002.03.2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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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의 인사방식이 능력과 성과위주로 바뀌면서 인력구조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최근 업계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에 실시한 입사부터 사원∼부장 승
진기간을 21년에서 18년으로 3년 줄이면서 직급별 승진연한보다 1년∼
3년6개월 먼저 승진할 수 있는 길도 열어놓았다.

LG전자도 올해부터 사원에서 대리 과장 차장을 거쳐 부장까지 오르는
데 걸리는 기간을 입사 후 18년에서 14년으로 단축했다.

-기업체 직급별 승진연한 단축
-인사제도 통한 성과보상제 확대

SK텔레콤도 최근 성과보상제를 확대해 사원에서 부장까지 승진하는데
필요한 기간을 17년에서 16년으로 줄인 가운데 능력에 따라 최단 7년
에 승진이 가능토록 제도를 바꿨다.

인사적체가 심했던 포항제철은 올해 승진 상한제를 도입해 부관리직
(부장급)은 기존보다 4년 단축된 15년, 관리직은 2년 줄어든 20년만
에 승진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항공, 한솔제지, 한솔CSN 등도 새 인사제도 도입을 통해 승진 연
한을 크게 단축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등 현대관련 기업들은 계열분리와 구조조정과정에서 이미 많
은 인력들이 정리된 터라 사원에서 부장까지 최저 18년이면 승진이 가
능하다.

인사적체를 풀고, 능력자를 우대하기 위한 이 같은 인사제도로 부장
급 간부직 사원이 과도하게 양산되는 것이 문제다. 바뀐 인사원칙이
부장까지만 적용돼 사원들이 일찍 승진할 기회는 많아진 반면, 상대적
으로 부장이 임원이 되는 길은 더욱 좁아졌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 LG전자는 부장이 기존 근무기간(5년)을 지나 임원 승진
을 못해도 최장 12년6개월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했고, 삼성전자와 SK
는 부장이 임원에 오르는 승진 연한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중간 간
부인 부장 층이 그만큼 두터워 ‘장수부장’ 이 많아지는 구조다.

포철은 이에 따른 조직운영의 부담을 덜기 위해 과장급(총괄급) 이상
을 대상으로 특별 휴직제를 도입하고, 능력ㆍ성과에 따른 연봉차이를
현행 8.9%에서 13.5%까지 확대키로 했다.

이처럼 사원이 부장자리에 빨리 오를 수 있게 됐지만 상대적으로 부장
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길은 좁아지고 있어 조기퇴진하는 부장들이 늘
어나고 있다.

포항제철의 경우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고령화된 조직을 젊은 조직으
로 바꾼다는 취지로 올해부터 각 직급에서 일정 기한 내에 승진하지
못할 경우 자연 퇴출을 유도하는 승진연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반해 LG전자는 부장이 임원으로 오르는데 걸리는 기존 근무기간
(5년)을 경과하고도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할 경우 그 기간의 1.5배를
추가로 근무, 최장 12년6개월을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인사제도를 도
입해 장수하는 부장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주의 인사제도가 정착되면서 연공서열에 따른 승
진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며 “앞으로 조기승진하고 조기에 물러
나는 경향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돼 미래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
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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