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업계, 포스트PC로 새로운 탈출구 찾나
PC업계, 포스트PC로 새로운 탈출구 찾나
  • 승인 2002.06.08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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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정체와 저가 PC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PC업계에 이른바 포스트
(차세대)PC가 수요를 견인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 오르고 있다.

20년전 탄생한 붙박이PC가 인터넷 경제확산과 무선 이동성이라는 IT산
업 환경을 배경으로 포스트PC로 거듭 변신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PC와 지금의 PC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들이 분분하지
만 포스트PC는 PC가 완전히 사망한 다음에 나오는 전혀 새로운 형태
가 아니라 PC가 보다 확장성을 갖춘 기기로 발전하는 단초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PC업계의 주장이다.

다시 말해, 대체제가 아니라 보완제로써 기존 PC의 기능과 역할을 다
양하게 확대시켜주는 역할을 할 것이란 얘기다.

예를 들어, 이동형 무선 모니터 형태인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미라
(Mira)디바이스나, PDA가 단독으로 사용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듯이 어
떤 식으로든 PC본체와의 연결과 상관관계를 맺을 것이란 분석이다.

PC가 여러 멀티미디어 기기의 허브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 하에 PC산
업은 또 한차례 부흥을 꿈꿀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포스트PC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대표적인 PC업체가 바로 삼보컴
퓨터다.

세계 1위 제조자주도생산(ODM) PC 생산업체, 아시아 최고의 브랜드 PC
회사로 도약하려는 삼보컴퓨터는 휴대폰이나 다른 기기가 아니라 바
로 PC를 기반으로 한 "포터블PC"에 초점을 맞추고 차세대PC사업을 진
행하고 있다.

특히 포스트PC 전략 사업으로 삼보는 MS의 미라 프로젝트에 참여를 선
언하면서 지난 4월 자사 PDA 제품에 미라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미라
디바이스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미라는 MS가 주도하는 포스트PC 중 하나로, 집안 어디서나 들고 다니
면서 호스트PC와 무선랜(802.11b)방식으로 연결, 인터넷과 워드작업
을 수행할 수 있는 서버기반 컴퓨팅 개념의 태블릿PC의 일종이다.

삼보는 전 세계적인 미라프로젝트 대열에 적극 참여하면서 오는 10월
이후 월 5천대부터 시작해 1만대 규모로 수출과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
을 수립해 놓은 상황이다.

미라 디바이스의 시장 규모는 초기 1억3천800만대로 추정되는 전 세
계 홈PC 시장의 10%로 시작




해 내년말까지 약 3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작년 9월 일본에서 8.4인치짜리 PDA 워킹샘플 제품(A-1)을 선보인
삼보는 현재 윈도CE와 리눅스 운영체제(OS)가 탑재된 3종의 PDA를 개
발 중이다.

삼보 PDA의 특징은 웹패드와 매우 유사한 형태로 화면 사이즈가 크다
는 것.

다른 PDA보다는 화면의 가독성과 이동성을 함께 고려한 제품을 만들
고 미라 웹태블릿 개념을 수용하고 있다.

삼보는 리눅스 버전을 먼저 내놓을지 아니면 윈도CE 제품을 먼저 출시
할지 고민하면서 양산시기 및 가격 등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모습이
다.

반면, 삼보와 함께 미라 사업 참여를 선언한 LG전자는 아직 눈에 띄
는 적극성을 보이지 않아 묘한 대조를 이룬다.

LG전자 관계자는 "MS가 미라 프로젝트 확산을 위해 관련 제조업체들
과 워크숍을 갖는 등 붐 조성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소프트웨어적인
안정성이나 라이선스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드웨어 개발 참여를 선언하긴 했지만 아직 제품 개발 구성은 초기
단계이며 소프트웨어 안정성 문제나 시장 타깃 설정 등 해결해야 할
점이 많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두 회사의 미라 사업전략에는 적극성와 신중함이 교차하고 있
다. 이유는 전통적인 PC시장에 이어 포스트PC 시장에서도 우위를 노리
는 MS의 미라 프로젝트가 예상처럼 거대한 수요를 창출할만한 잠재력
을 갖추고 있는지에 의문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PC를 생활필수품처럼 확산시키려는 MS의 전략이 과연 소비자들에게 먹
혀들지 아직 불확실성이 많다는 지적이다.

또, 포스트PC 산업에 뛰어들고 있는 업체가 비단 PC 업체에 국한된 것
이 아니라 기존 PDA 업체나 휴대폰 업체들이 컴퓨팅 기능을 흡수하면
서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PC 본체와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등으로 구성된 전통적인 PC
가 홈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포스트PC 시장으로 이어질 것이란 거시
적인 전망에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국내 PC 업체들이 미라 등 포스트PC 사업으로 PC산업을 예전의 부흥기
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 지 그 성공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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