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1일 “이태석 사랑 나눔 음악회”가 열렸다. 나는 故 이태석 신부님을 생전에 만난 적도, 멀리서 라도 뵌 적도 없다.
단지 우연한 기회에 수단 남쪽의 작은 마을 톤즈에서 자신을 던져 의료 및 교육 활동을 펼치며 현지 주민들에게 희망을 준 그의 헌신적인 모습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통해서 처음 만났다.
그는 이 영화가 개봉되기 전인 2010년 1월14일에 선종하셨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오래 오래 우리와 함께 하며 더 많은 깨우침을 주시기를 바랬는데 다시는 그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안타까웠다.
신부님처럼 인류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분들을 왜 이리 일찍 데려가시는지 신이 원망스럽다. 신부님은 선종을 하셨지만 그 분의 거룩한 뜻이 이태석재단과 영화 ‘울지마 톤즈’와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잊혀 지지 않고 전 인류에게 지속적으로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오늘 열린 “이태석 사람 나눔 음악회”는 신부님을 기리며 남수단과 지금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돕는 기금 모금 행사였다.
이태석 신부님은 천주교 신부님이셨지만 이 음악회를 준비해주신 분은 불교신자였으며. 음악회가 열리는 장소는 개신교에서 운영하는 Art Hall이었고, 스님께서 축사를 해 주셨다. 사랑과 나눔은 종교를 초월하는 모양이다.
음악회를 보고 나오면서 함께 했던 분들과 감동의 순간을 나누며,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故 이태석신부님처럼 지금도 지구 곳곳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희생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그들의 희생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행복감을 가득 안고 귀가했다.
그런데 9월25일 아프리카에서 줄잡아 33년 동안 의료봉사를 해오고 계신 유덕종교수님께서 제12회 JW성천상을 수상하셨다는 기사가 접하게 되었다.
그는 인생은 허무한데 이왕 의사가 된다면 봉사하며 사는 게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나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서 막연하지만 슈바이처처럼 봉사하는 삶을 꿈꾸기 시작했다. 그가 올해 65세이니 거의 반 평생을 아프리카에서 보낸 셈이다.
그는 아프리카에 머물려 막막했지만 환자들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병원 설립을 꿈꾸기 시작했고, 뜻을 세우자 기부금이 모여들기 시작해 2002년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 베데스다 클리닉을 개원했고, 2005년 물라고 병원에 호흡기내과를 창설했으며, 2015년엔 에스와티니에 의대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길러낸 의사만 어림잡아 4000명 정도라고 한다. 그는 제자들에게 “실력은 있지만 책임감이 없다면 환자를 팽개치게 된다”며 의사라면 “환자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환자는 내가 돌보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환자가 네 부모라면 이렇게 치료할 것이냐?”고 가르쳤다고 한다. 그에게 있어 지난 33년 동안 가장 큰 보람이라면 아프고 가난한 사람들 곁에 머물며 함께 아파하고 그들의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한다.
그는 “넉넉하면 봉사하기가 쉽지 않아요. 더 가지고 싶고 지키기 바쁘죠. 부족한 사람 눈에 부족한 게 더 잘 보입니다. 봉사는 거창한 게 아니라 내가 조금이라도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는 마음입니다. ‘Give & Take’가 아니라,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 그냥 주는 거예요.”라며 봉사의 진정한 의미를 전해주었다.
그는 2026년 3월까지 글로벌 협력의사로 근무하고, 아내만 허락한다면 은퇴하고 우간다로 돌아가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한다.
故 이태석신부님과 유덕종교수님처럼 어려운 가운데 어디선가 헌신하고 계실 수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존경을 표합니다.
27년 전에 선종하신 빈자의 성녀였던 Mother Terresa도 어려운 분들을 돕기 위해 불가능한 장벽을 깨뜨리는 과정에서 테레사의 헌신이 드러나 우리가 알게 되었고, 기적을 행하신 것이 밝혀져 2016년 9월5일 성인으로 추대되셨습니다.
1981년에는 한국을 방문하셨는데 그 날 우리가 사랑했던 바보 김수환추기경님이 맞아 주셨습니다. 이렇게 자신을 돌보지 않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 대한 글을 쓰는 지금 저는 너무 행복합니다. :RESPECT.
황규만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부회장
(사)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 회장
(사)푸른아시아(기후위기 대응 NGO 환경단체) 이사